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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탐하다 - 임형남·노은주소식/우리글 2022. 8. 9. 12:42
도시에는 역사와 삶의 흔적이 만든 복합적인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서울역은 찬란하고 서글펐던 역사의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며,
강원도 철원 노동당사는 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며,
덕수궁 정관헌은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기억하는 공간입니다.도시는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공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상식과 원칙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의 공간’이며,
광장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외치는 시끄러운 ‘민주적인 공간’이며,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싸우고 절충하고 ‘타협하는 공간’입니다.도시는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캠퍼스는 지성의 열매를 구하는 ‘연대감과 자부심의 공간’이며,
서점은 지식의 교류와 교감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골목은 도시 재개발에 밀려 하나씩 사라지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다.우리를 둘러싼 도시의 공간에는
사람과 시간과 일상과 자연이 오롯이 담겨 있다.
도시가 만들어지고 쇠락해간 시간의 역사를 보며,
우리는 그곳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현대의 도시 풍경을 읽게 됩니다.
임형남·노은주의 『공간을 탐하다』는두 건축가를 매혹시키는 장소와 기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우리의 일상에 담긴 시간들을 더듬어가며 엮었습니다.
또 이 책은 건축을 보며,
그 건축에 관한 매혹에 대해,
그 공간이 주는 감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는생각들을 모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간을 위한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형남, 노은주 건축가는
건축은 가장 오래 남는 물질문명이며 문화이고
시대를 반영하는 척도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거리를 거닐다 만나는 작은 가게,누군가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담긴 작은 정원,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오래된 시장 등흔하디 흔한 익숙하고 일상적인 풍경도 그 안에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순간
마법처럼 그 공간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 공간은 의미가 더해지고 점점 더 넓어져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된다고 합니다.
결국 개개인의 기억이 모여 역사가 되고 도시가 된다는 말입니다.'소식 > 우리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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