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내밀 예찬' - 김지선
    소식/우리글 2022. 7. 7. 15:51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내밀 예찬 

    “이제 내향형 인간의 시대가 왔다”

     첫 산문집 《우아한 가난의 시대》에서 MZ세대의 

    만성적인 빈곤감과 우아한 삶을 향한 욕망에 관해 이야기했던 

    김지선 작가가 이번 책에서는 

    내향인의 거리두기와 내밀한 삶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로 인해 생긴 물리적 거리두기는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두기로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가는 그 사이에서 묘하고 은밀한 해방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이 ‘떳떳하지 못한’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가. 
    내향인에게 거리두기란 

    ‘국가가 허락한’ 세상과의 거리이자, 자유로움이었다고 합니다.
    원만함이 최고 미덕이었던 한국 사회에서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기적인 사람’ 

    타인과 잘 못 어울리는 사람’ 

    유난한 사람’ 등으로 치부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상황에서 
    그간 무시되기 쉬웠던 개인의 시공간이 확보됐습니다. 
    공간의 밀도는 낮아졌고 관계의 점도는 떨어졌으며,

     홀로 있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집단주의의 관성이 일시적으로 해체되었으며, 

    개인의 선택이나 행동이 별스러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열렸습니다.

    작가는 빠른 속도로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최소한의 거리가 존중되는 세계에 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혼자 점심을 먹으며 회복하는 시간’ 

    ‘수치심을 처리하기 위한 장소 마련하기’
     ‘안 웃긴 말에 무표정할 권리’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 활용하는 법’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일지라도 여러 개 품는 사랑’ 등 

    한정된 에너지 속에서 작가만의 내밀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려줍니다.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부서진 영혼도 수리해야겠고”

    이 소란한 세계를 살아내는
    ‘I’ 형 인간의 비밀스러운 기쁨

    작가는 약속이 취소되면 기뻐하는 사람, 
    주말에는 조용히 혼자 집에서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가장 구석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만한 내밀한 시간을 보내는 기쁨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2부에서 말한 타인과의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온전한 소우주를 지키는 방식에 마음껏 공감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대형 테이블에 오버로크 패턴의 배열로 앉아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자신에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들, 

     

    본인이 지닌 사랑의 총량이 부족하여 힘에 부치더라도 
    작은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을 여러 개 준비하는 행위, 

     

    좋아하는 가게를 찾게 되면 

    그 아름다운 장소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 숨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는 순간, 

     

    주변 이웃이 가까이 다가오면 부담되면서도 환대하고 싶어 하는 감정 등. 

     

    누군가에게 섣불리 다가서는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하는 감각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나의 우주를 지키며 그 우주의 일부를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것”

    내밀함이란 

    나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음을 이해받고,
    각자가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서로의 세계에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소위 MBTI의 ‘I’ 형이라 불리는 사람들, 
    즉 ‘내향형 인간’이란 

    사회성이 부족하다거나, 
    무조건적으로 타인을 피하고 싶어 하는 소심한 부류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을 인지하고,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각자가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자기 자신과 더 깊이 만남으로써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와 동력을 얻고 

    자신의 에너지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러기 위해 

    내밀한 감정, 내밀한 시간, 내밀한 장소 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내밀함은 타인과 나 사이에 여유로운 거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반대의 경우를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내밀한 대화’나 ‘내밀한 사이’라는 말에서는 

    나와 타인 간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고 각별한 사이로 만듭니다. 

     

    작가는 내밀함이란 

    결국 나라는 존재가 타인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각자가 지닌 예민함만큼 거리를 두고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